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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황토 2014년1월호에 실린 웃음칼럼입니다.

왜 웃느냐고 물으면 그냥 웃어주어라. 웃는데 무슨 이유까지 대야 하는가? 적어도 비웃음이 아닌 웃음이라면 괜찮은데도 많은 사람들이 왜 웃느냐고 따지듯 묻는다. 이쯤 되면 웃는 낯에 침 뱉는 격이다.

원래 인간은 잘 웃었다. 에덴동산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니 그곳에는 웃음이 차고 넘쳤다. 그런데 인간의 타락과 함께 웃음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흐르자 마침내 웃음이 범죄에까지 활용되고 말았다. 원래의 순수했던 웃음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변질된 웃음이 오히려 판을 치게 된 것이다.

사람은   보편적으로 웃지 않으면 짜증나는 얼굴 표정을 짓는다. 무표정도 부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여겨야 한다. 그래서 웃음이 더욱 귀한 것이다.

웃음강연을 하면서 사전 확인 없이 동료직원들에게 평소 누가 가장 잘 웃는지 가리키라고 하면 열명 중 대부분 한 두 사람을 지적한다. 확실히 그 사람은 얼굴이 다른 사람과는 달리 누가 보아도 웃는 얼굴이다. 자신이 의식했던 아니든 이미 웃음이 얼굴과 몸에 배어 있다.

세상에는 웃을 일보다 짜증나는 일이 훨씬 많다. 이런 환경에서 화내고 투덜거리고 무표정하기는 쉬워도 웃는 표정 짓기는 노력하지 않는다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웃는 분들이 분명히 있다. 바로 이것이다. 굳이 이유를 따지지 말고 일단 웃자.

먼저 웃어야 하는 이유는 웃다 보면 웃을 일이 계속 생겨나기 때문이다. 웃지 않으면 웃을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웃는 것이다. 이유가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웃는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어느새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밝았다.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해는 이미 지나갔으니 올해는 새롭게 출발해 보자. 특히 웃음으로 한 해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온갖 시름을 마음속에 품고도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면 분명히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이유를 묻거나 따지지 말고 먼저 웃어보자. 세상은 웃는 자의 몫이다. 무표정하거나 우는 자는 실패자이다. 당당하게 웃음으로 세상과 맞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