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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재화 작가의 말글레터 제161호 합정동 칼럼에서 가져 온 것으로 유익하고 재미있어서 김 작가의 동의를 받아 여기 올립니다.

두 승려의 대화를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스님우리 절에서 점심공양을 지을 때쌀을 한 열 가마 정도는 해야 그 많은 스님과 신도들이 드실 수 있습니다우리 절의 규모를 짐작하시겠죠?”
스님절의 규모가 크긴 한 모양입니다만우리 절에 따라 오긴 힘들 것 같소이다.”
스님1 “얼마나 큰데요?”
스님우리 절의 국솥은 얼마나 큰지배를 타고 노를 저어야 하고 감자가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살피기 위해 잠수사가 국 속으로 창을 들고 들어가 찔러본답니다요허허!”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을 마구 늘어놓을 때 허풍을 떤다친다고 하죠.

허풍을 잘 치는 버릇을 가진 사람을 허풍병(虛風病)’이 있다하고, ‘허풍선이라고 부릅니다비슷한 말 허풍다리는 제주도 지역의 사투리입니다.

유난히 허풍스러운 사람이 따로 있지만 허풍이 난무하는 곳은 군대인 병영과 죄수들이 수감되어 있는 교도소 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장 확인이 힘드니 자신의 재산이력사회적 지위를 마구 부풀려서 말하는 것이죠.
자기가 한 허풍에 속아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보리라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런가 하면 낚시꾼들의 허풍도 대단하다고 하죠.
자기가 잡은 물고기가 처음에는 10cm에 불과했지만사람들 입에 건네지면서 이게 하루에5cm 이상 마구 자랍니다.

그래서 어떤 생물학자가 오죽했으면이 세상 동물 중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것은 낚시꾼이 잡은 물고기라고 했을까요?

또한 지키지 못할 어마어마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도 허풍떨기 대회에 나가면 1,2등을 다툴 겁니다.

영혼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이라는 병이 있잖습니까?
이게 누구에게나 흔하게 온다고 하지만 겪어보면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40~50대가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하고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는 고령일 때도 우울증이 걸릴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젊어서는 일을 척척 잘해내던 사람이 중년에 이르러 갑자기 기운을 잃고 우울해져서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울증이 아예 안 걸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군요.
성공하면 내 덕이고실패하면 남의 탓이라고 주로 책임을 전가시키는 사람이 그렇구요,
허풍쟁이들은 거의 100%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건 뭘 말하는 걸까요?

자기가 많은 것을 지녔다똑똑하다멋지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출세를 해서 주변의 관심을 받는 상상을 하고 말하는 것은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큰비웃음을 사지도 않습니다.

이게 바로 허풍떨기 아니겠습니까?

재미있는 점은 항상 허풍을 떠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지만 결코 우울증에는 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게 머릿속에서 항상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펴기 때문이라나요.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허풍떨기 보다는 이런 긍정적 허풍은 어떨까요?
내가 겪은 기쁨이 세상에서 제일 큰 기쁨인 것으로 생각해 말하고,
내가 겪는 어려움이 세상에서 제일 참기 쉬웠다고 말하며,
상대로 인해 받은 깨달음이 세상에서 제일 값진 것으로 여겨 말을 하는 것이죠.

네가 사준 손수건을 후손대대 가보로 남길 거야난 3일을 굶고도 끄덕 없고 밤새워 공부한 적도 많아네가 해준 충고로 새로 태어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