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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재화 말글레터 제173호 합정동 칼럼에서 가져 온 글인데 재미있고 유익하여 여기 올립니다.

입안에 있는 길쭉한 모양의 근육구강 바닥에서 입안으로 튀어나온 형태맛을 느끼고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기능에 기여또한 언어의 발음에도 중요한 신체기관표면은 점막이고전체를 뿌리몸통끝의 세 부분으로 나뉨

혀를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렇게 되겠죠.

이번에는 인문학적으로 설명인데깊게 고찰을 하려니 남의 시를 좀 인용해야겠습니다.

궁지에 몰릴 때 이 연장의 뿌리부터 설설설(舌舌舌오그라들고
세상 살맛 잃을 때 이 연장 바닥이 까끌까끌해지고
병에서 회복될 때 가장 먼저 이 끝으로 신호가 오는
예민한 이 연장함부로 사용하지 말라고
사마천은 이것 함부로 놀려서 궁형의 치욕을
한비자는 민첩하게 사용 못한 죄로 사약 받고 죽었다는데
잘못 사용하면 남이 아니라 내게 먼저 화근이 되는
가장 비싸면서 가장 싼 천년만년 녹슬지 않는
붉은 근육질의 저!’

김나영시 연장론‘ 중에 나오는 혀 이야기입니다.

머리가 기획한 생각을 실제 행하는 도구는 혀입니다.

물론 말만 잘하면 자다가도 콩떡을 얻어먹는다고 했지만구시화문(口是禍門)이라고 사람의 입은 화의 근원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올 한해가 다 가고 있는데요설마 사흘 남은 중에 이전의 끔찍한 사건사고에 또 공분을 사는 말이 생기지는 않겠죠그래야 하구요!

돌아보니 나쁜 사건이 더욱 커진 것은 말 탓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람들이 권리만 앞세우다가 책임에는 소홀했고 또 염치가 사라졌는지 막말들이 사정없이 쏟아졌습니다.

ㅂ아무개 씨의 라이언킹은 종북(從北)이다는 우리가 종북에 극도로 조심해야겠지만황당한 논리이었고순수진보주의자들을 자극한 말이 됐구요,

청소노동자들의 눈물을 앞세워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 운운은 ㅈ대학(제가 나온 학교입니다)의 ㅇ아무개 실장의 큰 실언이었습니다.

세월호 사상자교통사고 사상자보다 적다는 우리나라 최고 방송의 보도국장 ㄱ씨가 한 말로 상처에 소금을 뿌려 더 아리게 한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하나님 이외에 매이는 것은 모두 나쁜 중독이다 이 말은 ㅅ당 대표 ㅎ씨가 한 말로 기독교도인 저도 어리둥절해지더군요다른 종교나 특별한 취미에 몰입하는 것을 모두 배척하는 인상을 주지 않습니까.

그밖에도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했던 거물 정치인 ㅈ씨의 아들 발언도 그의 아버지를 곤궁에 빠트리고 말았죠.

최고대학이라는 ㅅ대의 ㅇ교수는 길거리에 돈이 있으면 집어 가는 사람이 있듯 여자들이 야한 옷을 입고 다니면 성폭행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요,

마치 도둑 잘못이 아닌 도난당한 사람의 잘못이라고 귀책사유를 잘못 아는 4류교수의 발언쯤으로 들렸습니다.
일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손녀 같아서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번 툭 찔렀는데… 등의 말도 당사자들을 완전히 추락시킨 설화(舌禍)가 되고 말았죠.

그런데책임 있는 기록자이어야 할 미디어들이 문제 발언을 제대로 꼬집지 않고 화젯거리로만 알린 일면도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세치에 불과하면서이처럼 거대한 힘을 가진 게 혀 말고 또 있을까 싶습니다.
단 한 마디가 사람을 죽였다(寸鐵殺人), 살렸다(寸鐵生人)하니 함부로 쓸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입을 다물면 아무런 것도 얻을 수도 없을뿐더러 답답하고 도무지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래도우리는 혀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습니다.
전북과 충청도서는 하라고 할 때 ~!’라는 사투리를 쓰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혀를 잘 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