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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티아고

변화하려면 낯선 곳으로 가라. 익숙한 장소에만 머물면 자신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져 삶에 대한 감사도 흐릿해지고 변화에 대한 시도도 시들해진다. 인간은 누구나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돌아 눕고 싶어 한다. 편하게 지내면 더욱 더 편해지려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이렇게 살다보면 시나브로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진정한 변화는 물 건너 가버리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아무리 들어 경륜이 쌓여도 변화하지 않으면 구태의연해지고 꼰대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삶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필자는 2년 전부터 준비하여 드디어 올해 4월말 스페인 산티아고 야고보의 순례길 800km 도보여행 길에 오른다. 두려움과 기대감을 포함하여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과연 혼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면서도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설레임도 생긴다. 그 길을 걸었다고 무엇이 크게 달라 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낯선 환경에 나 자신을 내놓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 되돌아보면 우여곡절은 있었다지만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비교적 순탄했던 지난 날을 감사하며 다시금 새롭게 변화하며 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서다.

동물들은 어딜가나 자기 영역 표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한다는데 인간도 이에 못지 않게 어딜가나 앉아본 자리에 앉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부류의 사람들이 많다. 교회에 가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앉아 있다. 당연히 익숙한 자리는 안정감을 준다. 변화를 싫어 하는 우리의 뇌가 이런 소소한 것들까지 간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0대 중반 이후 필자는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낯선 곳에 가기를 즐겨하고 새롭게 친구를 사귀기를 좋아하고 있다. 쑥맥같이 지났던 과거를 벗어 던지고 늘 새로워지려고 애를 쓰다보니 이제는 자연스럽고 오히려 안주하는 것이 더 어색하다.

베이비부머의 인생이모작은 전혀 낯선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50년이나 60년 동안 해보지 않았던 일을 시도하고 만나지 않았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가보지 않았던 곳에도 가야 하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과거에 묶여 여전히 익숙한 것들과 작별하지 못하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말 것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우선 생각부터 고쳐먹고 행동으로 옮기면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차츰 익숙해지게 된다. 필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권고이다. 너무 힘들어 하지 말고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모두가 가야 하는 길이기에 혼자서만 가는 것이 아니므로 외롭지 않을 것이다.